====== 내 작은 숲속 오두막으로 ====== | 평점 | ★★★ | | 한줄평 | 상상해오던 한번 쯤 해볼만한 도전, 조금이나마 용기를 갖게한다 | {{:book:514.jpg?nolink |}}20대 중반의 저자가 삶의 목표를 찾지못하고 방황하던 시기에 우연히 숲속의 오두막을 구입하면서부터, 6년간의 수리를 하면서 겪은 에세이다. 도시생활에 익숙했던 저자가 크고작은 일들을 겪으면서 아마추어, 전문가로 변하는 과정(결국 직업으로까지 발전한다)을 담고있다. 과정을 하나하나 자세히 설명하는데, 순전히 글로만 이해하기에는 한계를 느꼈다. 사진이라도 한장 있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백문이 불여일견' 이라는 속담이 떠오른다. 누구나 한번쯤은 일상 생활에서 벗어나 자연에서 살기를 바랄 것이다. 이들이 저자처럼 시도를 한다고 해도, 직업으로 까지 될만큼 발전되는 경우는 드물 거라고 생각한다. 하루나 이틀 캠핑으로 숲속에서 지낼 수는 있겠지만, 사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다. 저자 역시 오두막에서 살지는 않았고, 집이 있어서 주말이나 시간이 될때마다 찾아오고는 했다. 다시말해 세컨 하우스의 개념이었던 것이다. 친구나 지인들의 도움으로 점차 머무를 만한 공간으로 바뀌어 갔다. 또 운좋게 근처의 좋은 이웃들을 만났다. 몇해 전까지만 해도 이런 류의 책을 보면, '미국이니까 가능한거지, 한국이라면 절대 불가능해' 라고 치부해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여행 이후, 지금은 생각이 좀 바뀌었다. 주변환경이나 거주 국가나 제한 조건이 될 수는 없다. 시도해보자. 그리고 무슨일 일어나는지 지켜보자. ===== 기억에 남는 구절 ===== 나는 20대 중반으로 이른바 청년의 위기를 겪고 있었다. 주변사람들, 그리고 내가 친구라고 생각했던 이들이 갑자기 황당한 짓을 벌이는 게 아닌가. 경력을 관리하고, 대학원에 가서 학위를 따고, 결혼을 해서 자식을 낳고, 강아지를 기르는 등 막중한 책임감을 하나 둘 장착하기 시작했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생각이 좀 달랐다. 나는 대학을 졸업하든가, 적어도 대학에 들어갔다 나올 만큼의 나이가 지나면 우리가 모두 피자를 먹고 '심슨가족' 을 보고 놀면서 여생을 보내기로 합의한 줄 알았다. 괜찮은 계획아닌가? 하지만 나 말고는 아무도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내가 뭘 원하는지 나조차도 알 수 없었다. 일단 급여가 괜찮았다. 회사 복지도 좋았다. 근무시간도 제법 유연하게 쓸 수 있었고, 승진하면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었다. 은퇴를 대비하고 내 집을 마련하고 매년 신차를 뽑는 삶이 멀리 있지 않았다. 수정 구슬을 들여다보듯 내 미래가 선명하게 그려졌다. 종일 형광등 불빛 아래에 앉아 날씨와 주말계획에 관해 시시한 대화를 나누는 일상이 불편하긴 했지만, 언젠가 익숙해지리라 생각했다. 시야를 넓혀서 앞으로 5년, 10년, 20년 뒤에도 이 일을 계속한다고 상상해봤다. 지금과 똑같은 사무실에서 은퇴 파티를 하는 내 모습을 떠올리니 몸서리쳐졌다. 이런 생각이 극에 달했을 무렵 마침 인스타그램, 스냅챗 같은 SNS 의 유행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었다. 외모, 권력, 재력, 지능, 창의성, 모험심이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들의 화려한 삶을 보여주는 게시물들을 피할 수 없었다. 상위 2퍼센트에 속하는 사람들의 인생과 내 인생을 비교하다니. 하지만 사실을 알면서도 휴대전화 화면에 비친 그들의 모습에 현혹되곤 했다. 그러다 고개를 들고 내가 있는 현실을 봤다. 삶의 만족도를 측정하는 검사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병원에서 혈액이나 DNA 샘플을 채취해서 수치를 비교한 다음, 내 행복 수준이 평균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평균이하면 변화를 시도할 이유가 생길 테니까. 평균 수준으로 행복하다면 문제를 개선할 방법을 찾으면 됐다. 내 경우에는 숲속의 나무들 때문에 태양광을 쓸 수 없었다. 바람은 거센 폭풍이 불 때나 겨우 찾아왔고, 풍속이 일정하지 않아 풍력터빈도 선택지에서 제외해야 했다. 빗물을 바로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다면 모를까, 수력 발전의 가능성도 희박했다. 문득 무제한의 전력이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오두막의 아날로그적인 생활에 전기는 득보다 실로 작용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이 어떤 내용이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처음에는 낙후된 동네에 버려진 오두막을 사서 특별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겪은 좌충우돌 모험담이라고 대답했다. 삶의 목적을 찾아 헤매던 중 오두막을 통해 새로운 직업을 찾고 더 나아가 훨씬 풍요로운 삶을 살게 됐다는 부분은 설명에서 슬그머니 빼버리곤 했다. 왜 그랬나 생각해보면 진정한 깨달음의 순간이 없었기 때문인 것 같다. 천지가 뒤집히는 변화의 순간은 단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다. 이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졌다면 음악이 고조되고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모든 것이 잘되리란 확신이 드는 컷은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았을 터였다. 인생에서 그런 순간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드물었다. 그래서 변화의 순간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그보다 우리는 조용하고 끈질긴 목소리를 자주 경험한다. 그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궁금해진다. 다른 가능성은 없을까? 장기적으로 우리에게 조금 더 이로운 변화는 무엇일까? 귀를 기울여 그 목소리를 키웠을 때 벌어지는 일이 바로 이 책의 내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