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차 - 뻘밭과 유실된 도로를 넘어 서쪽으로 서쪽으로 ======
이틀전 삼문협에 도착하자마자 날씨를 확인했을 때, 휴식일인 어제 종일 그리고 출발일인 오늘 오전까지 비 예보가 있었다.
이러한 예보와는 달리, 어제 낮에는 하늘만 흐릴 뿐 비는 오지 않았고, 밤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일어났을 때 비가 그쳐있길 바라며, 어젯밤 잠자리에 들었다. 휴대폰 알람에 따라 오전 5시에 일어나니, 아직도 비가 약하게 내리는 것 같았다.
베이징에 들어가던 날 하루종일 비를 맞으며 라이딩을 한 이후, 왠만하면 비오는 날에는 라이딩을 자제하려고 한다.
한시간 안에 비가 그치길 바라며, 알람을 6시에 맟추고, 다시 잤다.
6시에 일어났을 때, 역시 비가 내리고 있었다. 7시까지도 비가 오면 하루 더 머물기로 하고 마지막으로 한번 더 알람을 맞췄다.
7시에 일어나 밖을 내다보니, 우산을 받쳐든 사람이 곳곳에 보인다. 잠시동안 고민을 한 뒤, 하루 더 머물기로 하고, 연장을 하기 위해 1층 데스크로 내려갔다. 중국어로 번역한 '하루 더 연장하고 싶어요' 를 보여줬더니, 단번에 'No' 란다. 언젠가부터 'No' 라는 대답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
이유를 물어보니, 영어를 할 줄 아는 직원 왈, 오늘 영업을 안한단다.
순간 호텔이 쉬는 날도 있나 하고 생각했다. 잠시 그러고 있는데 다시 얘기하길, '건물 리모델링 공사를 위해 오늘부터 두 달 동안 영업을 안 한다'고 했다.
처음, 이 호텔이 들어올 때도, 바로 앞 입구에 공사 벽을 쳐놓고 있었는데, 그런 이유 였나보다.
어쩔 수 없이, 강제(?) 출발을 해야 했다. 호텔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짐을 챙겨 나오니, 오전 9시다. 다행히 시간이 지나면서 비가 완전히 그쳤다.
오늘의 목적지 HUAYIN 까지는 약 140 여 km. 거리는 그리 멀지 않지만, 출발시간이 늦은 만큼 부지런히 달려야 했다.
비가 그친 뒤라 공기도 다른 때보다 깨끗하고, 무엇보다 햇볕이 없어서 시원했다. 시내를 빠져 나올 때 까지만 해도 완만한 평지가 이어졌지만, 외곽을 빠져나와 지방 국도로 접어들자, 오르막과 내리막이 공존하는 길이 이어졌다.
밤사이 비가 꽤 많이 내렸는지, 작은 시골 마을의 경우, 도로가 침수되어 어쩔 수 없이 진흙탕인 갓길 쪽으로 끌고 가야 했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도착지점을 40 여 km 앞두고, 오르막 구간을 힘들게 오르고 있을 때였다.
이상하게도 반대편 차선에서 오는 차량이 보이지 않는다. 여느때 같았으면, 벌써 수십대의 대형트럭이 지나가도 남을 시간인데.
얼마 뒤, 그 이유를 알았다. 도로가 유실되어 버린 것이다. 차량은 양방향 모두 통행이 불가능했고, 자전거는 혹시 가능할까 싶어 봤는데, 자전거는 커녕 사람조차 이동이 어려워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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