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6일차 - 좋은 인연을 만나다

루마니아가 불가리아와 다른 점이라면, 언덕이 없이 평평한 평원이 이어진다는 점이다. 오늘은 무려 110 여 킬로미터를 달렸다. 하지만 피곤함은 덜했다. 거의 평지에다가 순풍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경우가 좋지 않은 점도 있는데, 오후 5시 무렵부터 텐트 칠 곳을 물색했을 때, 거의 평원에 가까운 밭만 이어지다보니, 숲이나 산 언덕이 없었다. 불가리아가 그리워졌다.
외부에서 보이지 않을 장소가 필요한데.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무의식적으로 길 옆에 비료 공장이 보였고, 그곳으로 핸들을 꺾었다. 정 안되면 공장 옆에 텐트를 치겠다는 각오로.
자전거에서 내려, 공장 주변에 칠 만한 곳을 둘러봤다. 그런데 공장에서 누군가가 나오는 게 보였다. 그에게 주변에 텐트를 쳐도 되냐고 물었다. 물론 몸짓으로.

그는 괜찮다고. 오히려 공장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안에서 자라고.
'오~ 땡큐'

그를 따라 공장 안으로 들어갔다. 그 혼자 있는 것 같았다. 그가 텐트 칠 곳을 마련해 주었다. 비를 피할 수 있는 건물 안의 공간이었다. 텐트를 치고, 그와 구글 번역기를 통해 대화를 나눴다.
그의 이름은 라도. 나이는 48세. 자녀는 3명이 있다고 했다.
현재 공장에 전기가 안들어오는 문제가 있다고(실제로 그는 초를 사용했다) 했다. 그는 근처 마을에 살고, 오늘 당직이라고 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퇴근했고.

그에게 커피를 권했다.

'오~ 까페!'

가스버너를 이용해서 그와 커피를 마셨다. 밖은 어두워지고, 비는 약하게 내리고 있었다.

'좋은 사람을 만나 오늘도 이렇게 하루를 보내는 구나'

[로그 정보]

달린 거리 : 109.938 km
누적 거리 : 24961.254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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